부정적 증거(negative evidence)는 습득(acquisition)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외국어 교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접근법 중 하나는 학생들에게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을 제시하고, 이를 교정하도록 가르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He don’t like it" 같은 틀린 문장을 제시한 후 "이 표현은 틀렸으니 'He doesn’t like it'으로 고쳐야 한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학습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언어 습득 과정에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다. 오히려 올바른 표현만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 효과적이고 긍정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므로, 틀린 표현을 지적하거나 문법 오류를 찾는 문제를 가르치는 대신, 올바른 입력과 표현에 집중하는 외국어 교육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틀린 표현을 제시하고 이를 교정하도록 가르치는 방식은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학습자는 틀린 문장을 기억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초보 단계에서는 이 표현을 내면화할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She suggested me to take a break"이라는 문장을 제시하며, "이 문장은 틀렸으니 'She suggested that I take a break'이 맞다"고 설명하는 경우, 학생은 올바른 표현뿐 아니라 틀린 표현까지 동시에 기억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방식은 학습자의 인지적 부담을 증가시키고, 실제로 언어를 사용할 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의 학습 동기와 자신감을 저하시킬 가능성도 있다.

 

 Chomsky류의 언어 습득 이론에 따르면, 학생들이 올바른 표현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틀린 표현을 배제하는 학습이 가능하다. 올바른 입력(positive evidence)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문법 규칙과 표현 패턴을 내면화하도록 돕는다. 예컨대, "He likes apples"라는 표현을 지속적으로 듣고 연습하면, 학생은 "He like apples"와 같은 비문법적인 표현을 점차 사용하지 않게 된다. 틀린 표현은 듣거나 사용할 기회가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잊히게 된다. 이는 인간이 가진 언어 습득의 내재적 메커니즘 덕분이다. 따라서, 학습 시간을 올바른 입력에 집중시키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많은 외국어 시험에서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이나 부분을 찾는 문제가 나오는데, 이런 문제는 학습자가 언어를 분석적으로 접근하도록 유도하며, 실제 언어 사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학습자에게 언어를 사용할 때 '맞나 틀리나?'를 고민하게 만들어 유창성을 저해할 수 있다. 대신 올바른 문장을 완성하거나, 의미를 이해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문제를 제시하면 더 실질적인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시험에서도 소통과 실용성을 강조하는 평가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국어 교육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표현만을 제공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틀린 표현을 굳이 제시하지 않더라도 올바른 입력만으로도 충분히 언어 습득이 가능하며, 이는 학생들의 혼란을 줄이고 학습 동기를 강화한다. 더 나아가, 시험에서도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을 찾는 문제를 줄이고, 실질적인 언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학생들이 외국어를 실용적이고 자신감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Neither direct nor indirect negative evidence plays a role in language learning. Only positive evidence contributes to acquisition.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부정적 증거'는 언어 학습에서 역할을 하지 않는다. 오직 '긍정적 증거'만이 습득에 기여한다.)"

 

 

"문법적으로 맞는 말과 틀린 말을 구별하는 능력이 영어 습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주장의 증거는, 그것이 습득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는 영어 선생들의 영어 실력이다."